미국 현지 날짜로 9월 7일, 애플이 신제품 행사에서 아이폰14와 14프로 시리즈를 공개했다.
애플 오스틴 캠퍼스에서 일하는 착하고 능력 좋은 한 친구가 9일 첫 사전 주문날에 맞춰 오더를 넣었고, 나는 공식 출시 당일(16일) 아이폰14 퍼플을 선물 받은 얼리어답터가 되었다. 슈거프렌드 덕분에 내돈내산 아닌게 자랑. 프로로 사줄까도 고민했대서 좀 아쉬웠는데 막상 받고 보니 무게감이 만만치 않아서 프로가 아닌게 정말 다행이라고 느꼈다. 사람이 이렇게나 간사하지.
근데 저 Personal Session 신청해본 사람 있을까. 어떨지 좀 궁금하다.
퍼플은 정말 오묘한 색이다. 시니컬 보스 내 친구는 "pathetic purple" 이라고 했지만, 조명에 따라 흰색부터 연분홍~연보라를 오가는게 오히려 매력적이다. 보라가 정말 딱 손끝만 스쳐지나간, 보라아닌 보라의 느낌?
뜨거운 대낮의 시카고 햇살 아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 속 내 핸드폰은 다 다른색으로 보인다.
퍼플 색감을 담기가 이렇게나 힘들다니. 사실 퍼플을 선택한 이유는 예쁘기도 예쁘지만 13과 14가 비슷한데 색으로라도 다름을 티내면 얼마나 좋게요. 실제 색상은 2번과 3번 사진 그 어드매쯤 있는데, 미국 특유의 주황조명 아래선 스타라이트라고 우기면 믿을 수 있을 정도의 연한 보라다. 오히려 그래서 케이스와의 조화 걱정은 안해도 괜찮음.
실사용 후기라고 한다면 배터리 수명도 확실히 길고 불만은 없지만 약한 발열이 있다. 충전하면서 한국에 있는 친구와 FaceTime을 했더니 폰이 너무 뜨거워져서 충전기를 분리해야 했다. 충전중 일반 사용은 괜찮았는데 페탐은 안괜찮나보다. 카툭튀의 경우에도 아이폰14 Pro 카툭튀_jpg 이런거 보면서 걱정했는데 얘는 기존 모델들과 비슷한 정도. 그리고 친구가 꼽은 어떤 환경에서든 위성을 통해 911을 부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긴 하다. 쓸일이 없길 바랄 뿐.
어쨌든 나는 최고의 친구를 둔 럭키걸이며, 그 친구한텐 유사시 한쪽 콩팥을 나눠주겠다고도 약속했다. 인종, 성별, 체형 다 다른데 장기이식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음. 나도 돈 많은 슈거프렌드 하고싶다. 일단은 조만간 텍사스에서 놀러올 친구를 위해 최고의 여행 계획을 짜주는걸로 보답해야겠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