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음악, 페인팅, 드라마 3박자로 이루어진 여성들만의 클럽이자 집이었던 Three Arts Club of Chicago.
시카고에서 예술을 공부하는 여성들을 위한 안전하고 조화로운 보금자리였던 오리지널 Three Arts Club 건물은 2004년 마지막 입주자의 이사를 끝으로 2007년 새로운 개발자에게 팔리게 된다.
현재는 RH (Restoration Hardware)라는 가구회사가 1층은 식당, 2층부터 5층까지는 아트 갤러리 및 가구 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카고 맛집이나 데이트 명소, 시카고에서 할 일을 검색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곳. 풀네임은 3 Arts Club Cafe at RH Chicago으로 다운타운 조금 위쪽 골드코스트에 위치하고 있다.
인기 많은 유명 맛집이라 평일인 화요일 오전 11시에 방문했는데 혹시 몰라 예약하고 간 게 잘한 일이었음.
벌써 와서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로 자리가 다 차있었다.
가구회사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겸 아트갤러리 아니랄까 봐 1층 기다리는 로비부터 벌써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음.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테이블을 정리하는 중이래서 여기 앉아서 기다렸다.
주말에 오면 여기 사람들로 가득 차있음.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분수대.
레스토랑 홀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운이 좋았는지 우리는 분수대 바로 앞 테이블로 안내받음. 이곳에서 사진 찍으면 조명도 그렇고 아주 화사하고 예쁘게 나온다. 다만 물소리가 좀 커서 고요한 식사를 추구하면 분수대 옆은 피할 것.
식전주로 나는 복숭아 퓨레가 들어간 샴페인 Bellini, 치통으로 고생하던 조는 그냥 물을 마셨다.
적당히 달달하면서 산뜻한 맛있는 칵테일이지만 한잔에 $16, 꽤나 사악한 가격이다.
나는 랍스터 롤에 사이드로 작은 샐러드를, 조는 립아이가 들어간 갈릭브레드에 사이드 감자튀김.
롤이라고 하지만 부드러운 프렌치토스트 사이에 소스와 함께 통통한 랍스터를 넣고 샌드위치처럼 만들었음.
조 메뉴도 약간 언뜻 보면 필리치즈스테이크 샌드위치처럼 생겼다.
프레젠테이션도 훌륭한데 맛은 더 완벽했음.
꽤나 관대한 랍스터 양에 풍부하고 부드러운 버터맛이 어우러진 게 아주 존맛탱.
조도 본인 픽을 아주 좋아했는데 립아이의 맛이 강렬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좀 짰음.
메인메뉴가 양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사이드로 시킨 샐러드랑 감튀는 사이드치곤 양이 관대한 편. 샐러드는 그냥 건강을 위해.. 먹는 거였고 감튀는 꽤 맛있었다. 조가 베아트릭스 감튀만큼 맛있다고 했음 = 아주 훌륭하단 뜻.
그치만 요즈음 꽤 많이 먹던 우리는 식사만으론 만족하지 못하고 디저트까지 주문해야 했다. 그렇게 라즈베리 소르베, 조를 위한 마차라떼랑 나를 위한 모카라떼까지 클리어했더니 팁 포함 거의 $200 나옴.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좀 잘 먹고 싶으면 이 정도는 각오해야 하는 현실ㅠ
그래도 간만에 데이트에 맛있게 잘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위층으로 올라가 갤러리를 둘러봤다.
'Homie vibes'를 꿈꾸는 조가 곧 이사 갈 집 인테리어 디자인을 구상해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
2층부터 4층까지는 거실, 침실, 욕실등 테마를 바탕으로 공간이 꾸며져 있다. 약간 이케아 같은 느낌이지만 훨씬 고급스럽고 실제로 가격도 비싸다. 5층은 실외 조경, 그리고 루프탑 공간이 있음.
갤러리에서 내려다보는 다이닝 홀. 저 샹들리에 갖고 싶다..
그렇게 두 시간정도 보내고 나왔다.
맛도 분위기도 완벽한, 가격이 조금 사악하지만 강력하게 추천하는 역사깊은 레스토랑 겸 전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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